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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 - 첨단 산업 이끄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분야 융합과학/산업공학 날짜 2011-04-05
첨단 산업 이끄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산업공학
산업자동화에서 e비즈니스시스템 구축까지
| 글 | 이태억/KAIST 산업공학과 교수ㆍtelee@mail.kaist.ac.kr |

산업시스템을 과학적으로 설계하고 운영·관리하는 산업공학. 제품설계에서 생산, 유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당면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운영·관리 방안을 제시해준다. 산업 전분야의 첨단화·고도화를 이끄는 핵심 공학분야인 산업공학을 만나보자.


1. 산업공학(Industrial Engineering)이 뭐죠?
인류사회는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수천년 간 유지해 오던 봉건농업사회로부터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산업사회로 급속히 발전했다. 과거 귀족들이나 누리던 물품들은 값싸게 대량생산돼 누구나 가질 수 있게 됐다. 즉 인류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으로 생산하고 판매·유통시키는 산업시스템의 발전에 의해 오늘날의 현대경제사회, 자본주의, 민주사회가 형성됐다.

이런 현대 산업시스템의 발전과정에는 제품을 설계하고 만드는 산업기술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는 공학의 발전과 함께 산업시스템을 과학적으로 설계하고 운영·관리하는 산업공학이 큰 기여를 했다. 산업공학은 제품설계·개발, 생산·제조, 물류·유통, 서비스 등에 이르는 현대 기업시스템의 합리적인 설계와 운영, 관리를 위해서 과학적, 공학적, 시스템적 방법과 함께 컴퓨터와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다룬다. 현재에는 전통적인 제조산업 외에도 물류·유통·통신·금융·정보시스템산업·컨설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시스템과 교통, 국방, 행정 등 사회시스템의 합리적인 설계와 운영을 위해 산업공학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오늘날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는 엄청난 물적, 인적 자원을 투입해 대단히 복잡한 업무과정을 통해 최종 소비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업공학은 고객을 위해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기업업무과정을 혁신·체계화하고, 과학적 원리에 의해 합리적인 결정을 도출하며, 인터넷과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해 정보전달과 업무과정을 통합한 첨단 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한다. 산업시스템과 사회시스템이 고도화·첨단화됨에 따라 산업공학의 역할은 점점 증대되고 있다.

흔히 산업공학에서 관리문제, 관리기법을 다루기 때문에 경영학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영학은 마케팅, 조직, 회계, 재무, 금융, 전략 등에 치중하는 반면, 산업공학은 제품설계, 개발, 생산, 제조, 물류, 유통 등에 집중한다. 특히 산업공학은 기초 공학적 지식과 함께 시스템적 접근법, 수리적·공학적 문제분석과 해결기법, 정보시스템 설계·구현 기술 등의 실무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보시스템에 큰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는 전산학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산학이 컴퓨터 운영체제, 프로그래밍언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통신프로토콜, 네트워크기술 등의 기반 정보기술에 치중한다면 산업공학은 산업시스템의 설계·관리·운용 문제에 이들 정보기술을 응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이 다르다. 산업공학은 실제 문제를 신속하게 이해하고 분석·종합·해결해 정보시스템 솔루션을 개발·구축하는 문제해결능력에 중점을 둔다. 기계공학이나 전자공학처럼 로봇을 만들지는 않지만 만들어진 로봇을 제품생산에 활용하고 응용하는데에는 산업공학이 큰 역할을 한다.

2. 무엇에 사용되나요?
산업공학은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면 좀더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이를 해결하는 합리적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자동차회사의 대리점에서 원하는 차종과 사양으로 주문하면, 자동차제조라인의 생산능력, 생산진도, 다른 주문이 얼마나 밀려 있는지를 감안해 언제쯤 납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자동으로 분석·판단해 컴퓨터로 확인해준다. 그리고 현재까지 받은 다양한 차종과 사양, 납기의 주문들을 분석하고 생산라인의 생산능력을 감안해 어느 주문을 언제 생산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결정하고, 필요한 부품의 재고를 확인해 부품공급업체에 부족한 부품을 주문하거나 중요 부품을 적합한 시점에 적합한 양만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계획을 세운다. 생산라인에서는 매일 생산할 차량들을 파악해 최적의 순서를 결정하고, 각 공정단계마다 할당된 시간에 조립작업을 거쳐 최종제품을 완성한다. 완성된 차량은 고객이 주문한 대리점으로 최적의 시점에 최적의 경로를 거쳐 배달된다.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적 분석과 의사결정이 이뤄지는데, 납기를 최대한 지키면서 재고부담이 가장 적으며 생산라인의 시간당 생산량을 극대화해 효율을 높이고 운송비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도출한다. 그리고 컴퓨터에 의해 이 결정과 업무관리를 자동화하는 관리시스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산업공학이 활용된다. 또한 자동차를 설계·개발할 때 수많은 설계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수백명의 설계인력을 효율적으로 통제해 빠른 기간 내에 우수한 성능과 품질의 새로운 차종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하는데 산업공학이 이용된다. 그리고 개발된 새로운 차종의 생산 공정과 방법을 결정하고, 생산라인과 공장을 설계하며 각 공정단계에서 품질을 관리하는데 산업공학이 이용된다.

최근에는 기업 내 업무과정뿐 아니라 수천개의 부품 납품업체와 공동으로 새로운 차종의 부품을 설계·개발하고 부품의 주문·납품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자동화하는 e비즈니스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도 산업공학이 이용된다.

이 외에도 반도체제조, 휴대폰, 가전제품, 컴퓨터 등의 첨단제품 주문, 생산, 판매 과정에도 산업공학이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통신회사에서 통신망을 최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해 통신품질을 높이며 고객에게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개발·기획하고 운영하는데에도 이용된다.

대형병원에서 환자나 간호사가 진료카드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몇번씩 수납하던 옛날과는 다르다. 이제 진료카드만 제시하면 접수창구에서 병원의 각 진료실과 검사실로 환자정보가 전달된다. 약국과 수납까지 업무가 자동으로 처리되는데, 이것은 병원의 운영효율을 높이고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산업공학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의 업무를 첨단의 정보기술로 체계화·자동화하는 컴퓨터시스템업체와 정보시스템을 설계·구축해주는 시스템통합업체와 전문 컨설팅업체에서 산업공학이 크게 활용되며 산업공학과 졸업생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산업공학의 시스템적 사고방법, 과학적 관리기법, 첨단 정보시스템 기술이 활용된다.

3. 어디에 있어요?
기존의 공학기술이 각 분야별 요소기술에 치중하는 반면 산업공학은 종합하고 관리하는 시스템기술이다. 따라서 제품과 산업시스템이 첨단화·고도화됨에 따라 산업공학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 산업공학과가 있으며 일부 산업정보시스템, 산업시스템 등으로 사회적 변화에 맞게 좀더 멋진 이름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는 Industrial Engineering, Industrial & Systems Engineering, Industrial Engineering and Operations Research 등과 같은 이름으로 주요 대학에 산업공학과가 설치돼 있다.

산업공학과 관련 정보는 인터넷(www.iienet.org, www.informs.org, ie.kaist.ac.kr/korean/intro/outline.htm 등)을 통해 좀더 자세하게 얻을 수 있다.

4. 뭘 배우는데요?
산업공학에서 배우는 내용을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산시스템과 서비스시스템, 관리시스템을 과학적으로 설계·계획·운용하고 첨단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법을 배우는 산업경영(Industrial Management)이다. 둘째 제품을 설계·개발하고 제조하는 과정을 체계화·자동화하고 첨단의 컴퓨터기술을 응용하는 제조시스템공학(Manufacturing System Engineering)을 배운다. 셋째 복잡한 의사결정, 설계문제, 계획·관리문제를 수학적 기법으로 모델링하고 분석하며 최적 안을 도출하는 기법을 배우는 운용과학(Operation Research)이 있다. 넷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품질관리, 신뢰성, 공정설계 등에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통계적 기법과 컴퓨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능적인 분석을 하는 기법을 배우는 응용통계(Applied Statistics)다. 다섯째 사람의 육체적 특성과 심리적·인지적·감성적 특성에 맞는 제품설계, Human-Computer 인터페이스 설계에 활용하는 기법을 배우는 인간공학(Human Factors Engineering/Man-Machine Systems)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복잡한 기업의 업무처리과정, 거래과정을 혁신하고 인터넷과 컴퓨터를 이용해 통합하는 기술을 배우는 정보시스템(Information Systems)에 대해 배운다.

요약하면 산업공학은 물적 자원, 사람, 컴퓨터가 조화된 현대산업 시스템, 공학·사회시스템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설계, 계획·운용 기법, 컴퓨터·정보기술 응용기법을 배운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종합적인 안목과 체계적이고 시스템적 사고, 합리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배운다. 산업공학의 개념은 다소 거시적이고 추상적이며 종합적인 면이 있어 금방 이해되지 않은 점도 있다. 그러나 졸업 후 기업 내 대부분의 실제 업무에서는 특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어떤 업무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술지식만 도전적으로 이해하고 나면 타 전공의 동료들에 비해 훨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해결과 기획·관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업들은 갈수록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공학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이 관리나 경영을 하기 힘들며 기존 공학의 전공분야별 요소기술만으로는 프로젝트수행이나 관리를 진행할 수 없다. 따라서 공학적 바탕 위에 과학적 관리시스템 개념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산업공학 졸업생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업에서 관리자가 될수록 산업공학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5. 어떤 학생을 원하나요?
산업공학은 공학적 바탕 위에 관리시스템 기술을 다루므로 기본적인 공학적·과학적 소양과 함께 수리능력을 갖추고 컴퓨터 활용에 관심이 높은 학생이 적합하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개선과 혁신에 관심이 높고 합리성을 추구하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문제해결에 관심이 높으며 논리적 사고와 함께 리더십을 갖춘 학생이 환영받는다. 하지만 이는 또한 산업공학에서 배우고 키울 소양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신이 할 일을 어떤 순서로 하는 것이 좋은지, 학교까지 어떤 경로로 가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지, 친척집 몇군데에 선물을 전달할 때 어떤 순서로 방문하면 가장 좋을지, 우리 집에서 하는 가게에서 매장의 물품을 언제 얼마나 주문하면 좋을지, 새 집을 사야 할지 당분간 전세로 지내고 남는 돈을 투자해야 할지, 새 차를 사는 것이 좋을지 중고차를 사는 것이 좋을지, 내가 사용하는 자동차나 휴대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동아리에서 기획한 프로젝트의 일정을 어떻게 계획하고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순위를 공개하지 않는 수능시험의 성적순위를 어떻게 추정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는 학생이라면 산업공학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6. 졸업 후 진학하고 싶은데요?
대부분의 대학이 산업공학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석사·박사 학위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는 각 분야별로 심도 있는 이론을 배우고 프로젝트를 통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게 된다. 대학원을 마치면 독자적인 문제 발굴, 정의, 해결 능력이 한층 배가되는데, 기업이나 학계 또는 연구소로 진출할 수 있다. 물론 기계공학, 전산학, 경영학, 수학 등의 타 분야 전공의 학생이 산업공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고 산업공학과 졸업생이 경영학, 전산학 등의 타 분야로 진학하기도 한다.

7. 취직을 선택하면요?
산업공학 졸업생은 거의 모든 산업분야, 서비스분야, 정부기관, 연구소로 진출할 수 있다. 산업체로는 자동차, 반도체, 전자, 화학, 운송, 물류, 유통, 통신, 금융 등의 거의 모든 산업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정보시스템, 시스템통합 업체나 컨설팅 업체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의 기획·전략·관리 담당이나 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 전문 벤처기업, 벤처캐피탈 등으로의 진출도 늘고 있다.

기업 내에서는 생산계획·관리, 제품개발·기획, 경영혁신, 품질관리, 정보시스템, 프로젝트관리 등의 부서에서 관리자로서 경력을 쌓거나 전문 엔지니어로 발전할 수 있으며 최고 경영진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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