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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말하는 생명과학과
분야 생명공학기술/기타 날짜 2011-04-05
선배가 말하는 생명과학과
작은 세포에서도 느껴지는 생명의 경외심
| 글 | 안영호/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과정ㆍyhahn2@plaza1.snu.ac.kr |

생물학, 그 중 유전공학이라는 말을 처음 접한 건 아마 초등학교 때 방학과제물 중 하나인 ‘탐구생활’이란 책자에서였던 것 같다. 가지에는 토마토가 열리고 뿌리에선 감자가 열리는, 일명 ‘포마토’(포테이토 + 토마토)라 불리는 식물을 유전공학을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는 어린 나이에 유전공학에 대한 환상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당시 생물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동물의 왕국’이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 해설하는 동물 박사님들이었다. 신기한 동물들의 생활 습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었던 척척박사.

분자생물학이란 학문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쯤이다. 모의고사를 보면서 희망학과를 적어내는 곳에 분자생물학과라는 게 있었다. 분자생물학이란 학문이 무엇인지 거의 알지 못하고, 그저 유전공학과 비슷한 것이겠지 짐작만 하면서, 어렸을 적의 포마토를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 주저 없이 분자생물학과에 진학했다.

생명 이해하는 접근방식 배우는 곳
대학에 다닐 때 분자생물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전공이 분자생물학이라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다음 몇가지 중 하나였다. “분자생물학이면 공대에 속하네요?” “그럼 원자생물학도 있나요?” “참 어려운 학문인 것 같네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엔 분자생물학이 소개된지 몇년 안됐을 때이고, 그 이전엔 생물학하면 동물학과, 식물학과, 미생물학과 등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에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생물학의 대상을 중심으로 나누던 학문의 분야를 생물학의 방법을 중심으로 분자생물학과, 생화학과, 유전공학과 등으로 나누기 시작했다는 설명을 덧붙여야만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이해시킬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길가에 피어 있는 풀꽃의 이름을 물을 때 모른다고 하면 “생물학과 다닌다면서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 듣기 일쑤였다. 실제 ‘식물분류학’과 같은 과목을 따로 수강하지 않으면 대학 4년 내내 꽃 이름 하나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분류학, 진화학, 생태학에서부터 생화학, 생물리학, 유전학, 그리고 세포학, 면역학, 발생학, 내분비학, 신경학 등으로 다양하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찾아가는 다양한 접근 방법들을 배우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지(면역, 내분비, 신경학), 자신과 같은 모습의 개체를 생산해낼 수 있는지(발생학), 후대에 특정 정보를 물려 줄 수 있는지(유전학) 등으로 생명체를 다른 사물과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10년 이상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은 이유
최근의 생물학은 가히 혁명적인 전환기에 있어서 일명 BT라 불리는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은 ‘과열’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지대하다.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모든 난치병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생명현상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팽배해 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연구로 머지않아 인체의 각 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선전되고 있으며, 복제양 돌리로 인해 생명체 복제가 현실이 돼 버린 지금 인간복제에 대한 사회적·윤리적 논의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생물학 연구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생물학 연구실에서는 암세포를 끊임없이 자라도록 만드는 신호는 무엇이며 그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초파리의 특정 유전자를 돌연변이시키면 발생 과정 중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지네는 거미와 개미 중 어느 쪽과 가까운지 등과 같이 생물학 전반에 대한 폭넓은 연구들이 수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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