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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 첨단공학 주도하는 삼라만상 기본법칙
분야 기초과학/물리 날짜 2011-04-05
첨단공학 주도하는 삼라만상 기본법칙 물리학
차세대 컴퓨터와 생명공학의 필수학문
| 글 | 박영재/서강대 물리학과 교수ㆍyjpark@ccs.sogang.ac.kr |

물질의 기본 구성원리와 우주의 생성원리를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분야에서부터 무한대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융합 연구와 같은 첨단 응용분야까지 망라하는 학문이 바로 물리학이다. 모든 과학과 공학의 바탕이자 삼라만상에 담겨있는 기본 법칙, 물리학을 알아보자.
 


1. 물리학이 뭐죠?
고대 그리스 시대에 그리스는 해상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부유층(상류계급)은 노예를 소유하게 됐으며, 그 결과 여가가 생기자 자연스럽게 자연현상을 관찰하는 (철)학자들이 출현했다. 그 가운데 자연학(physica)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자연(physis)을 연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였다. 오늘날 ‘물리학’(physics)이라 불리는 학문 분야는 그 어원만 살피더라도 바로 고대에서 중세로 계승됐던 자연학의 발전에 의해 형성된 분야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동양권에서 ‘물리’(物理)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유교 경전 가운데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밝혀 온전한 지식에 다다름)라는 말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중세 시대에 신학적 반대에 부딪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뒤를 이어 방대한 천체 관측 기록을 남긴 브라헤, 이 관측 자료를 이용해 행성 궤도에 관한 법칙을 만든 케플러, 망원경을 이용해 좀더 정밀하게 천체를 관측할 수 있게 한 갈릴레이 등의 헌신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뉴턴은 자연법칙을 수식을 통해 정량적으로 나타낸 그 유명한 뉴턴의 역학에 관한 운동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완성했다. 실질적으로 ‘물리학’이란 학문 분야를 탄생시킨 셈이다.

뉴턴 이후 지난 3백여년 동안 물리학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상호작용, 전하를 띤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상호작용, 핵을 강하게 묶어주는 강한상호작용, 핵의 붕괴현상과 관련된 약한상호작용의 네가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작게는 물질의 극미(極微)의 세계부터 크게는 극대의 세계인 우주 전체를 연구 대상으로 했다. 이처럼 물리학은 자연현상을 지배하는 기본법칙을 규명하는 것을 기본 바탕으로 삼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학문으로 발전해오면서 지난 20세기 말까지 자연스럽게 세분화의 길을 걸었다.

그 구체적인 세부분야(현재 한국물리학회의 세부분야 분과와 동일함)를 살펴보면 입자물리학, 원자핵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 응용물리학, 열 및 통계물리학, 플라즈마물리학, 광학 및 양자 전자학, 원자 및 분자물리학, 반도체물리학, 천체물리학이 있다.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다시 통합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21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는 나노과학과 같은 총체적 주제를 통해 물리학 내에서뿐 아니라 화학, 생명과학과 공학분야까지도 포함해 급속히 통합의 길을 가고 있다.

2. 무엇에 사용되나요?
기초과학 발전과 산업기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20세기 과학문명을 선도해온 물리학은 21세기에 들어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늘날 물리학은 물질의 기본 구성원리와 우주의 생성원리를 이해하려는 가장 기본적인 분야에서 핵융합을 통해 무한대의 에너지를 생산하려는 고도의 응용분야까지, 인간의 다음 천년이상의 문명을 유지시켜줄 학문으로 그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특히 20세기 말에 이르러 과학은 크게 세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먼저 양자물리학을 통해 물질의 기본이 되는 원자의 신비를 밝혔다. 이 양자물리학을 근간으로 한, 독자적인 분자생물학의 발달은 생명 현상을 파악할 수 있는 생명체들의 유전자 정보를 모두 밝혀낼 수 있게 했다. 또한 과학과 공학 계산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전자컴퓨터를 보유하면서 비선형 현상과 관련된 복잡계에 대한 분석도 가능해졌다. 그런데 21세기에는 이들 세 분야가 결합해 매우 빠르게 과학과 공학 분야의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이 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사실 생명과학자들은 한때 생명의 청사진이 들어있는 수백만개 유전자의 비밀을 도저히 다 풀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면서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작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다른 분야의 급속한 발전은 또 다른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엄연한 과학 현실이다. 한편 기존의 실리콘칩 제작방식으로는 2020년이 되면 그 한계에 다다르게 돼 컴퓨터의 연산 속도에 의존하고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작업도 역시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자 이론에 근거한 새로운 기술인 광컴퓨터, 분자컴퓨터, DNA컴퓨터, 양자컴퓨터 등이 개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용적으로 매우 요긴하게 응용되는 물리학의 모든 분야를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춰볼 때 물리에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도전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3. 어디에 있어요?
물리학은 이학 분야 가운데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기초과학이면서 응용성이 가장 넓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종합대학교에 자연과학대학이나 이과대학 소속으로 물리학과 관련된 학과가 있다. 학부제 실시 이후 입학생 유치 차원에서 응용성을 강조하며 학과 이름을 바꾼 학과나 학부 전공(응용물리학, 전산물리학, 전자물리학, 전산전자물리학, 컴퓨터전자물리학, 컴퓨터시뮬레이션, 컴퓨터물리시뮬레이션학, 컴퓨터응용과학과, 정보물리학, 광학공학, 광공학, 광전자물리학, 나노전자물리학, 전자재료과학, 물리반도체과학, 신소재물리학, 신소재과학, 반도체응용물리학, 반도체과학 등)이 적지 않은데, 실질적으로 응용성이 강한 분야를 활성화하려는 물리학과로 볼 수 있다.

물리학과는 전국적으로 70여 군데 이상 설치돼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톨릭대, 강릉대, 강원대, 건국대, 경기대, 경남대, 경북대, 경산대, 경상대, 경성대, 경원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공주대, 광운대, 국민대, 군산대, 금오공대, 단국대, 대구대, 대구효성가톨릭대, 대전대, 대진대, 동국대, 동신대, 동아대, 동의대, 명지대, 목원대, 목포대, 배재대, 부산대, 부경대, 상지대, 서강대, 서남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선문대, 성균관대, 세종대, 수원대, 숙명여대, 순천대, 순천향대, 숭실대, 아주대, 안동대, 여수수산대, 연세대, 영남대, 우석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인천대, 인하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중앙대, 창원대, 청주대, 충남대, 충북대, 포항공대, 한국외대, 한남대, 한림대, 한서대, 한양대, 호서대 등이다.

참고로 학교를 선택할 때 응용성이 강한 이름을 가진 학과의 경우, 다만 학부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름만 바꿨는지, 아니면 대학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실질적으로 교과과정까지도 철저히 제대로 잘 바꿨지는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해당학과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면 대개 그 윤곽이 드러난다고 생각된다). 그밖에 장차 과학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사범대학에 설치돼 있는 물리교육과나 과학교육과에 입학하면 된다.

4. 뭘 배우는데요?
대개 학부의 교과 과정은 물리학적인 개념을 토대로 광범위한 지식을 제공해 순수과학이나 응용과학(공학)의 기초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전공과목으로 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 통계역학, 열역학, 광학, 원자핵물리학, 고체물리학, 반도체물리학, 수리물리학, 현대물리학, 입자물리학, 전산물리학 등이 있다. 아울러 물리학은 실험과 실습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1주일에 3시간 이상 실험과 실습을 한다. 대체로 일반물리실험(1학년), 전자물리실험(2학년), 전산물리실습(2학년), 현대물리실험(3학년), 고급물리실험(4학년), 특수연구(졸업논문) 등의 과목을 이수한다.

5. 어떤 학생을 원하나요?
물리학은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학습을 요구하는 학문이므로 끈질기고 강인한 추진력, 창의력, 수리에 바탕을 둔 논리적인 사고력, 자연현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도전적이고 정렬적인 야망을 갖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생명과학이나 기계공학,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등 기타 관련 분야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관련 영역을 총체적으로 폭넓게 이해하면서 체계적인 업무(연구)를 정확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을 원한다.

오늘날은 독불장군식으로 혼자서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러 분야가 복합돼 연구팀을 이루고 공동연구(작업)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구성원끼리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성원 나름대로의 인격적인 수양도 매우 필요한 시대다. 과학사를 돌이켜 봐도 연구팀을 유지했을 경우 좀더 좋은 연구업적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서로 “그 일은 내가 주도적으로 했다”는 논쟁을 벌이는 등 팀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가 두드러지게 욕심을 내는 경우 인격적인 결함으로 인해 팀이 해체되면서 그 이후 별로 좋은 업적을 내지 못한 일도 흔히 있다.

6. 졸업 후 진학하고 싶은데요?
물리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졸업후 적지 않은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좀더 깊은 학문 연구를 수행한 후 대체로 대학 교수나 연구소 연구원으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원 진학시 그저 피상적으로 매겨져 있는 대학서열에 따라 무조건 성적순으로 해당 대학원에 진학하지 말고, 자기가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교수를 먼저 택한 후 진학하는 방법이 재학 중 좋은 연구업적을 낼 수 있으며 학위취득 후 원하는 연구직에 쉽게 채용될 수 있다.

참고로 2002년 4월 1일 과학기술부 공보실에서 발표한 교수 1인당 2001년도 SCI 등재 국제저명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순위를 10위까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광주과학기술원(5.23편), 포항공대(3.81편), KAIST(3.73편), 서울대(2.66편), 서강대(1.64편), 고려대(1.28편), 한양대(1.20편), 연세대(1.19편), 성균관대(1.18편), 광운대(1.14편) 순이다.

그런데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학생의 경우 요즈음은 국내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우수한 교수진을 비롯해 연구여건이 잘 갖춰져 있어, 훌륭한 지도교수를 잘 택하면 병역특례제도를 활용하면서 국내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연구업적을 내면서 학위를 무난히 취득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일정 의무복무기간 동안 국내 연구기관에 근무하다 국제적인 저명 연구기관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쳐 국제적 수준의 연구능력을 갖춘 학자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있다. 한편 병역 문제가 해결된 학생의 경우에는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나 현재 국제적으로 새롭게 개척되고 있는 분야(생명과학과 관련된 생물물리학이나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양자정보과학 등)를 전공하고자 할 경우 유학을 적극 권장한다.

7. 취직을 선택하면요?
물리학은 자연과학과 공학 모든 분야의 기초가 되는 학문인 만큼 졸업 후의 진로도 다양하다. 이학 분야는 물론 공학, 의학 등 어느 분야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때문에 반도체를 비롯한 신소재관련 산업, 전자공학관련 산업, 광학관련 산업, 원자력관련 산업, 항공관련 산업, 컴퓨터관련 IT산업 등 어떤 분야에서나 그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해당 관계자들로부터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한편 물리학은 각종 공무원 시험과 변리사, 기사자격증 취득에 중요한 필수과목의 하나이기 때문에 자격증을 딸 경우 다른 사람들보다 취업이 쉬운데 취득 가능한 관련 자격증으로는 중등2급 정교사(교직과정을 이수한 경우), 전기기사, 전자기사, 정보처리기사, 열관리기사, 방사선비파괴검사기사, 계량물리산업기사, 무선설비기사, 유선설비기사, 수질관리기사, 산업안전관리기사, 토목기사, 환경기사, 방사선취급기사 등이 있다.

참고로 사회·경제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지난 20세기까지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거나 자본을 쌓아올린 나라들이 부를 누리며 번영했으나, 21세기에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되기 때문에 국가의 부와 국민의 삶의 질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197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 대부분의 천연자원의 소비자 가격은 약 60% 정도 떨어졌으며 이 가격은 2020년까지 다시 60% 정도 더 하락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한편 천연자원이 부족하더라도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통한 핵심기술을 보유하면 부와 번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과학선진국들은 현재 앞다투어 핵심기술의 원천인 기초과학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통해서도 이 같은 점을 잘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공계 분야에 재능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현재 열악한 처우 현실과 미래의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기초과학 분야의 지원을 꺼리고 있다. 이와 같은 심각한 현실에 직면한 요즈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국가와 기업이 국가의 부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물리학을 포함한 기초과학분야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연구 활성화를 위해 온 힘을 쓰기 시작했다.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젊은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획기적으로 처우가 개선된 고급 연구 인력을 양성·정착시킬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물리학에 재능있는 학생이 물리학을 전공할 경우 그 취업 전망은 매우 밝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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