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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 신물질 창조에서 나노기술까지 다룬다
분야 기초과학/화학 날짜 2011-04-05
화학 - 신물질 창조에서 나노기술까지 다룬다

| 글 | 사단법인 대한화학회ㆍwww.kcsnet.or.kr |

우리나라 대학에는 상당히 많은 학과들이 있다. 그런데 학과를 어느 정도 알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일까. 막연한 생각으로 잘못된 모습을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진로 선택의 기본, 대학에 있는 학과를 제대로 알아보자.

화학이란 무엇이며, 어떤 분야에 사용되는 것일까. 또 화학과를 선택해 진학한다면 무엇을 배우고, 장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화학과에 관련된 다양한 의문을 7문7답을 통해 풀어보자.


1. 화학이 뭐죠?
화학은 우리들 몸과 우리 주변의 모든 물질을 이루는 기본 요소인 원자와 분자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학문이다. 사실 화학의 분야는 아주 넓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염색약품을 개발한다거나 극저온이나 높은 마찰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 비행기 동체 재질의 개발과 같은 응용범위에서부터 눈 깜빡거릴 시간보다도 훨씬 짧은 1천조분의 1초(펨토초, 10-15초) 사이에 변화하는 화학반응을 관찰한다거나 아직까지 자연계에서 관찰되지 않은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는 순수 연구분야까지 그 변화무쌍함이 끝이 없다.

자연을 이루는 물질세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화합물을 만드는 화학의 본질을 위대한 예술가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자연이 자연의 종을 만드는 일을 끝낸 다음, 인간이 이 자연의 도움을 받으며 자연의 것들로부터 무한히 많은 새로운 종을 창조하기 시작한다.”

21세기는 좀더 발전된 과학기술의 혜택을 받는 새로운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해 없고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정밀하고 간편한 장비와 첨단 의약품 등의 도움으로 좀더 쾌적하고 윤택한 세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새시대의 과학기술은 물질의 성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의 정밀한 조절과 선택적인 사용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물질을 기본단위인 원자·분자 단위에서부터 조절해 유용한 형태로 변형시키는 ‘분자과학’(molecular science)이 그 기본이 된다. 화학은 이와 같은 분자과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순수한 기초연구와 함께 활발한 응용분야 연구가 병행되기 때문에 실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는 흥미로운 학문이다.

2. 무엇에 사용되나요?
화학이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는 분야 몇가지를 만나보자. 우선 화학은 환경문제 해결과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흔히 화학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오해하는데, 사실 화학을 잘 모르고 생활하기 때문에 이처럼 심각한 환경문제가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환경오염물질이 발생하고 또 이들 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이해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유사한 일이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환경오염물질의 구조와 반응성을 알아야 한다. 이때 사용할 여러가지 분석방법과 분석장치에 관한 내용은 분석화학 분야가 담당한다. 용액 중에서의 반응은 주로 유기화학이나 무기화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기체상태 물질은 주로 물리화학에서 다루는 레이저분광학 등을 통해 화학반응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명확하게 관측하며 연구한다. 이처럼 초단파 레이저빛 장치를 발명해 기초 화학반응에서 펨토초 사이에 분자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규명한 아흐메드 즈웨일 교수가 1999년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환경오염물질이 생체 내에 흡수돼 일으키는 반응을 관찰하고 그 경로를 이해해 유발되는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미량분석방법이나 생화학, 그리고 유기화학 분야에서 연구하는 과제다.

한편 분광학적인 방법을 통해 아주 빠르게 일어나는 전자의 전달 과정을 자세히 이해한 후, 빛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분자와 이 에너지를 손실 없이 다른 부위로 전달해 새로운 화학반응이 일어나도록 전체적인 분자의 모양을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무한한 빛에너지를 유용한 전기에너지나 화학에너지로 전환시키려는 ‘에너지 전환시스템’의 연구가 물리화학, 전기화학이나 무기화학 분야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다.

화학은 신물질 개발의 핵심이다. 새로운 기능을 가지는 신소재의 개발은 각 응용분야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분자단위에서 정확히 이해한 후, 분자의 구조를 조절하고 적절히 재배열해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기·유기화학의 연구에 따른 새로운 합성 방법의 개발과 함께 계산화학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가 필수적이다. 보통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고분자에 전기가 통할 수 있도록 만든 전도성 고분자의 경우 아주 대표적인 신물질 개발의 예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업적이 인정돼 2000년도 노벨 화학상이 전도성 고분자 연구의 선구자인 알란 히거, 알란 맥디아미드, 히데키 시라가와 교수들에게 수여됐다.

최근 유행되고 있는 ‘나노기술’(Nanotechnology, NT)이라는 말은 바로 분자단위에서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나노미터(10-9m) 크기의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NT분야에서도 표면화학, 분자인식, 의약전달 제어장치, 나노입자의 합성과 나노복합체 제조 등과 같이 화학을 통한 여러가지 신물질 창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화학은 새로운 의약품의 개발에서도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신약개발 분야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망분야로 각광받고 있는데, 사실 이런 신약개발은 화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달성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민간요법이나 전통적인 치료법에서 난치병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의 성분을 분석해 약효가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성분을 순수하게 분리·정제하는 것이 첫번째 과정이다. 이때 사용되는 기술은 분석화학 방법을 필요로 하고, 분리 정제된 물질을 실험용 동물에 투여해 그 약효를 시험하고 부작용과 안정성을 조사해 정확한 생체 내 대사과정을 알아보는 연구는 생화학, 생물학, 그리고 약리학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이렇게 찾아낸 물질은 천연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므로 그 양이 적고 가격이 비싸다. 따라서 화학적인 합성방법을 통해 약효가 있는 물질을 대량 생산한다. 이때 유기합성을 전공한 많은 화학자의 노력이 필요하고 합성된 물질의 약효는 다시 동물과 인체 실험을 통해 검증을 받는다. 화학이 갖는 더 위대한 능력은 천연적인 물질을 단순히 대량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약효를 내는데 꼭 필요한 특정 부위의 구조를 규명해 더욱 효능이 좋고 간단한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화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는 일 역시 유기화학과 무기화학에서 담당한다.

동일한 화학조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로 연결되는 방향이 반대여서 마치 거울 속의 모습처럼 이뤄진 물질을 광학이성질체라 하는데 서로 다른 약효와 특성을 보인다. 이런 광학이성질체 중 약효가 좋은 것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선택적인 합성을 통해 많은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윌리암 노울즈 박사, 베리 샤프리스, 료지 노요리 교수가 200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3. 어디에 있어요?
화학과는 기초학문이면서도 여러 분야에 응용되는 특징을 함께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종합대학에 화학과 관련된 학과가 있다. 주로 자연과학대학이나 이과대학(또는 문리대학) 내에 ‘화학과’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응용성을 강조해 공과대학 내에 응용화학과나 공업화학과 등으로 마련된 학교도 있다. 밀접한 관계를 갖는 학과로는 재료공학과, 신소재공학과, 고분자학과, 생화학과, 농화학과, 식품영양학과 등을 들 수 있다.
전국에 있는 총 1백96개의 종합대학 중 화학과(또는 화학전공)를 운영하는 학교의 수는 70여군데가 된다. 여기에 화학 관련 학과를 두는 학교의 수를 모두 합하면 1백20여개가 된다.

4. 뭘 배우는데요?
학부과정에서 배울 과목에는 물리화학, 분석화학, 무기화학, 유기화학, 생화학 등이 있다.
물리화학에서는 원자와 분자의 구조와 성질에서 기체, 액체, 고체의 성질과 상태변화 현상을 다룬다. 또 물질이 얼마나 안정한지를 결정하는 열역학과 화학변화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를 연구하는 반응속도론도 포함된다. 우리가 생활하는 거시적 세계가 결국은 원자와 분자들의 미시적 세계가 모여 이뤄진 것이므로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양자화학이나 통계열역학과 같은 이론 물리화학도 함께 배운다.

분석화학에서는 적은 양의 물질의 정확한 성질과 양을 알아내기 위한 분석방법의 원리와 실제 방법을 배운다. 환경오염물질과 같이 미량 존재하는 물질의 회수와 분석에서 전기화학에너지를 이용한 무공해 에너지원의 개발, 그리고 전극 표면화학반응을 이용한 센서 개발도 함께 다룬다. 무기화학에서는 무기물질의 구조와 성질, 그리고 새로운 무기화합물 합성을 다룬다. 선택적 유기화학반응을 위한 유기전이금속화합물 촉매도 포함된다. 고체화학에서는 전이금속 산화물, 금속, 그리고 비금속 산화물의 합성과 물리화학적 성질을 다루고, 재료화학에서는 분자공학 기술을 통해 최적화된 성질을 갖도록 물질을 합성·배열하는 방법을 다룬다. 유기화학은 탄화수소 화합물들의 구조와 반응, 그리고 합성방법을 배운다. 스테로이드, 알칼로이드 등 복잡한 자연물질로부터 이론적으로 흥미로운 작은 고리화합물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신소재화합물을 다루며, 의약, 농약, 향료, 고분자화합물 등 경제적으로 중요한 물질의 합성도 포함된다. 고분자화학에서는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는 고분자 물질의 합성과 특성을 연구한다. 생화학은 생명현상을 화학적 방법으로 다루는 학문으로 생명과학분야의 핵심적 내용이다. 생체 구성 기본단위인 핵산, 단백질, 지방질, 그리고 탄수화물 등의 구조와 성질을 규명하고, 이들 분자들의 다양한 생리기능 현상들을 분자수준에서 연구하는 복합 연구분야다. 미묘한 생명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여러 전공분야가 종합적으로 동원된다.

5. 어떤 학생을 원하나요?
화학은 학문적으로 볼 때 아주 오래 전에 철학으로부터 수학, 물리학 등과 함께 분리돼 나온 분야다. 그래서 아직도 화학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수여할 때 철학박사(Doctor of Philosophy, Ph. D.) 학위를 수여한다. 이 점을 생각하면, 화학을 공부할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자연현상들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과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추진력이 제일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험적으로 얻어진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나아가서 다른 자연과학 분야와는 달리 화학은 자연계에서 원리를 배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학문이다. 그래서 가끔 화학을 자연과학의 예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화학자의 손을 통해 적절한 조성과 비율, 그리고 구조로 배열됐을 때 각각의 원자와 분자는 낱개로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의미와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저명한 화학자 장 마리 렌 교수는 다음과 같이 화학을 표현했다. “화학의 본질이란 어떤 것에 대한 발견과 개발뿐만 아니라 새로이 창조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화학책은 단순히 읽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새롭게 쓰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화학이라는 악보는 단순히 연주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새롭게 작곡돼 채워지기 위한 것이다.” 화학을 전공할 사람은 무한한 상상력과 예술적인 재능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6. 졸업 후 진학하고 싶은데요?
화학과의 졸업생은 상당수가 대학원에 진학해 좀더 깊은 학문 연구를 수행한 후 학계와 관련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서 이뤄내는 학문적인 성과들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데, 이것은 우수한 대학원 학생들이 노력한 결과다. 현재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돼 대학원 인원이 많이 증가되는 상황이어서 진학기회의 폭은 넓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화학분야는 원자·분자들의 상호관계로 이뤄진 ‘화학’이라는 만국공통어를 사용해 자연현상을 연구하기 때문에 보다 쉽게 국제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실제로 화학은 우리나라에서 이공계통의 외국 박사학위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분야다. 그동안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 유수대학에 유학을 가서 학위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외국대학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으며 유학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대학원 과정을 미국, 일본, 또는 유럽으로 유학을 가는 인원이 상당히 많다. 국내에서 박사학위과정을 마친 경우에도 국제적인 경험을 쌓기 위해 박사후 연구원 과정으로 외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수도 상당히 많다.

7. 취직을 선택하면요?
화학 전공자들은 순수한 기초 연구에서부터 과학·기술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는 응용분야에서 광범위한 선택권을 갖고 활동 영역을 결정할 수 있다. 화학 전공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은 사실 너무 광범위해서 완전히 파악하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21세기에는 신소재 개발을 위한 정밀화학, 생명현상의 화학적 연구 등을 포함해 화학 전반에 걸쳐 많은 발전이 예상되기 때문에 화학관련 분야의 전망은 아주 밝다. 앞으로 화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21세기에 도전할 수 있는 주요 분야는 다음과 같다.

생활용품, 고분자합성, 의약원료, 염료, 화장품, 석유화학제품 등 화학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분야에서 치료제, 예방약, 진단시약 개발과 제조 등 의·약학 화학 분야, 그리고 식품첨가물 개발, 비료의 개량과 제조, 동·식물 성장제의 개발 등 식품화학과 농화학 분야가 있다. 차세대 축전지 연구 및 개발, 수소에너지 개발, 핵연료의 개발, 태양에너지 변환 등 에너지 관련 산업과 폐기물 처리, 오염측정, 공해물질 제거용 촉매 개발 등 환경산업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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