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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의 공대생이 되자 -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분야 정보기술.컴퓨터통신/유무선통신
산업기술/전기
날짜 2011-03-31
세계최고의 공대생이 되자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 글 | 김상연 기자ㆍdream@donga.com |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장관’을 목표로 삼은 30년 선배가 부푼 꿈을 안고 들어온 신입생을 만났다. 지난 2월 4일 열린 ‘서울공대 합격자 및 학부모 초청행사’에서 열강을 펼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격려 메시지를 전한다.


“꿈과 열정을 갖고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세요.”

진대제 장관(54)은 강연 도중 이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꿈과 열정은 성공의 블루칩”이라며 “꿈을 높게 가져야 한다”고 신입생들에게 강조했다. 자신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스스로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장관이 되겠다”고 다짐한다고 한다. 그의 말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세계 최고의 공대생이 되자’는 당부였다.


백두산에 심은 세계 최고의 꿈

 
   
 
 
갑자기 정면으로 화면 가득 사진이 한 장 펼쳐졌다. 배경은 언뜻 봐도 백두산 천지다. 그 앞에서 지금보다 젊어 보이는 진 장관이 뭔가를 들고 있다.

“이때가 1999년 7월 31일인데 세계에서 삼성전자 연합군만 갖고 있었던 세계 최고의 반도체입니다. 1GHz 알파칩과 1기가 D램이죠. 이것을 백두산 천지에 던져 넣어 우리 민족의 기상을 떨치고 싶어 가져갔어요.”

진 장관은 “중국 쪽에서 백두산을 올라가면 천지 앞에 낭떠러지가 있어 실제로는 넣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야심만만했던 백두산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공대인의 피가 흐르는 진 장관은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을 세계 선두로 끌어올린 사람 중 하나다.

1974년 서울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며 반도체 신화가 시작됐다.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128메가 D램, 1기가 D램을 잇달아 개발해 삼성전자를 세계 메모리반도체 1등으로 끌어올렸다.‘미스터 디지털’이라는 별명도 얻었고 세계 최고의 기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3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부임한 뒤 참여정부에서 최장수 장관 기록도 세우고 있다.

놀라운 성과에 대해 그는 뜻밖으로 “대학 시절 수학과 물리 공부를 충실히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진 장관은 대학 입학 시험을 마치고 양자역학과 미적분학 원서를 구입해 공부했다. 2학년 때에는 수학과와 물리학과에 원정을 가 응용수학과 응용물리 강의를 들었다. 남들 안 푸는 수학, 물리 문제를 골라서 풀었다.

“삼성전자 시절 반도체 만들다가 불량품이 많이 나와 공장 문을 닫고 생산을 중단한 적이 있었어요. 세계에 내놓은 상품을 거둬 원인을 찾았는데 하도 스트레스를 받아 정말 눈 앞이 안보였죠. 그 문제를 해결할 때 수학과 물리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글로벌 리더의 길

 
   
 
 
진 장관은 이날 학생들에게 “글로벌 리더가 되라”고 거듭 당부했다. 빌 게이츠 혼자 1등 한다고 MS가 1등 기업이 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우리 국민 개개인이 리더급이 돼야 한국이 리더 국가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글로벌 리더가 나와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가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CEO가 되려면 C, E, O가 필요합니다. C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E는 비전 세우기(Envision), O는 조직화(Organization) 입니다. 대화와 협상을 잘 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조직을 잘 해 추진력을 갖춰야 하지요. 특히 생각의 폭이 넓어야 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거다, 그런 것을 이야기해야 빌 게이츠와 대화 상대가 되지 않겠습니까.”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수학, 물리 등 기본에 충실하고 전공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라, 의사전달과 협상을 잘 하기 위한 대화와 토론을 연습하라, 무엇이든 수용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길러라,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라,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등이다.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을 공부하라고 너무 닥달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도록 놓아두라고 당부했다. 특히 진 장관은 ‘30년 후’가 아니라 ‘3년 후’를 내다보라는 독특한 주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30년 뒤에 세상이 얼마나 많이 바뀔 텐데 그것을 어떻게 준비합니까. 저도 대학 졸업할 때 CEO나 장관이 되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너무 멀리 있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3년 뒤에 변할 것을 예상하고 준비하세요. 할 일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Profile

197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983년 미국 스탠퍼드대 전자공학과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1985년까지 미국 IBM 왓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1985년부터 2003년까지 삼성전자에서 일하며 메모리 반도체 신화를 이룩했다. 2003년부터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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