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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공대 - 독일 산업 발달의 진원지
분야 기타/기타 날짜 2011-03-29
독일 산업 발달의 진원지
베를린공대
| 글 |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이사 ㆍjpcho@wisementor.net |

명차(名車)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폭스바겐, 아우디, BMW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뿐 아니라 브라운, AEG, 지멘스 같은 가전제품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독일이 이렇게 산업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공대가 우수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대표적인 공대는 뮌헨공대와 베를린공대다. 독일 최고(最古)의 공대가 뮌헨공대라면 최대(最大)의 공대는 베를린공대다. 베를린 중심부에 있는 베를린공대는 약칭으로 보통 TU라고 불린다.

 
   
 
 
화학과 마티아스 드리스 교수는 촉매 연구로 유명하다.
베를린공대는 외국학생이 20% 가량을 차지한다. 높은 수치가 아닐 수도 있지만 독일의 공대 중 외국학생 비율이 가장 높다. 현재에도 베를린공대에서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독일의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DHS라는 어학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독일의 학사제도는 우리나라와 달리 학사와 석사과정을 동시에 밟는다. 과정 중간에 중간시험이 존재하며 중간시험 이전을 학사과정으로 이후를 석사과정으로 인정한다.

베를린공대가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는 사실상 1차 세계대전이었다. 전쟁으로 기계산업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베를린공대는 황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기계학과를 발전시켰다. 또 독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치즘도 베를린공대의 발전에 영향을 줬다. 히틀러가 ‘Allgemeine Technologie’(응용공학)라는 학과에 집중 투자했고 이곳은 무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학과로 탈바꿈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 유럽과 북 아프리카를 석권했던 무기의 상당수가 이때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무기기술의 발전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인류를 진일보하게 했지만 참혹한 살상으로 인류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했다. 독일 패망 이후 사람들은 많은 인명을 무자비하게 빼앗아간 전쟁무기에 대한 혐오 때문에 과학기술에 대한 깊은 회의를 느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이 없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과학의 오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베를린공대는 1948년에 공대로는 처음으로 인문학을 도입했다. 베를린공대는 총 7개 학부 중에서 제1학부가 인문과학학부이며 공학학부는 ‘수학 및 자연과학부’, ‘공정공학부’, ‘전자컴퓨터공학부’, ‘교통기계공학부’, ‘건축환경사회학부’, ‘경영경제학부’이다. 공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철학, 과학의 역사, 예술 등을 함께 익힌다. 베를린공대의 이런 인문학 교육은 유럽의 다른 공대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베를린공대는 총 8명의 노벨상수상자를 배출했으며 그 밖에도 베를린공대 출신의 뛰어난 과학자가 많다. 전자광학의 기초연구를 하고 세계 최초로 전자현미경을 설계해 198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에른스트 루스카, 원자입자가 방출됐음을 입증하는 가이거 계수로 유명한 물리학자 한스 가이거, 기계에 관한 최초의 기술학을 수립한 뢸로가 손꼽힌다.

지금부터 10~20년 전 독일은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고 그로 인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줄어 과학기술 개발이 위축됐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침체기를 떨쳐버리고 첨단과학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거의 무상으로 이뤄졌던 대학교육이 등록금을 받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질 높은 교육을 위해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우수했던 기초공학 분야뿐만 아니라 경영, 경제, 심리학 같은 사회과학 학문과 접목해 실용적인 과학을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현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실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국인 학생에게 규제를 완화하고 여성 공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독일의 이공계 부흥운동의 중심에 바로 베를린공대가 있다.

위치: 독일, 베를린
홈페이지: www.tu-berli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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