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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공대(MIT) - 개방성과 창의성의 산실
분야 기타/기타 날짜 2011-03-29
개방성과 창의성의 산실
매사추세츠공대(MIT)

| 글 |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ㆍjpcho@wisementor.net |



MIT의 특징인 개방성과 창의성은 연구환경과 건축물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MIT는 학생의 자발적인 호기심을 가장 중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립형 사립고인 민족사관고의 2006년 졸업생 중 49명이 해외 대학으로 진학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한다.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에서 해외유학반을 만든 뒤 첫 졸업생을 배출했던 2000년부터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수가 늘고 있다.

학부생에게도 열려 있는 실험실 환경과 대학원으로 이어지는 제반 지원, 교수와 학생 간의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풍토는 해외 대학의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또 글로벌 시대의 사회·문화적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국내의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 대학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원인이 됐다.

대학 선택은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이며, 이는 과학도의 길을 선택한 학생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12회에 걸쳐 소개할 세계 명문 이공계 대학의 정보가 이들에게 올바른 대학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선정된 12개 대학은 영국 일간지 ‘타임스’(The Times)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대학순위의 학문별 후속 평가 ‘세계 100대 자연과학대학’과 ‘세계 100대 공과대학’ 순위에 모두 균형 있게 오른 대학 가운데서 선정했음을 밝혀 둔다. 더불어 전통적으로 이공계 명문 대학이 많은 영국과 미국 외에도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지역의 대학도 고르게 선정했다.

MIT와 이웃한 하버드대에서 친선 풋볼 게임이 열리는 날. 풋볼 경기 도중 필드에 폭음과 함께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당황한 하버드대 학생들은 서둘러 캠퍼스 밖을 향해 달려 갔다. 그러나 하버드대의 교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누군가가 깔끔하게 용접 처리까지 해 두었다. 덕분에 하버드대 학생들은 진땀을 뺐지만 계획된 사고였기에 다친 사람도 없었고 웃음으로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됐다.

이 사건의 범인은 다름아닌 MIT 학생들. 다소 짓궂긴 해도 과학실험을 연상케 하는 폭음과 연기, 그리고 용접까지 해 놓는 치밀함은 MIT 학생 특유의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이 엿보이는 장난이 아닐 수 없다.

 
   
 
 
MIT 스타타 센터는 20세기 대미를 장식한 건물이라고 일컫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설계자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건물이다.
MIT는 1865년에 지질학자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절실했던 과학의 응용을 강조하며 개교한 학교다. 미국 보스턴 시내의 전세방에서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는 학생수가 15명, 교수가 5명밖에 안 됐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뛰어난 이공계 대학원으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최고 대학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컴퓨터공학, 의학공학, 원자공학, 기계공학, 미생물학, 재료공학은 세계 일류 수준이며 언어학이나 경제학 같은 사회과학 분야도 뛰어나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설계자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MIT의 ‘스타타 센터’(The Ray and Maria Stata Center)는 종이 상자를 구겨 놓은 듯한 파격적인 외관으로 유명하다. 스타타 센터는 전기·전자·컴퓨터 공학부의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데, 건물을 이용하는 연구원과 학생의 자연스러운 접촉을 유도하기 위해 개방된 공간에 연구 인원을 배치했다. 또 복도 곳곳에 칠판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연구를 위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고, 합판으로 된 칸막이를 제공해 사용자가 자신의 공간을 마음껏 변형할 수 있다.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난 것은 건축물 안팎의 디자인뿐만이 아니다. MIT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개방성과 창의성은 학풍이나 연구 환경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69년부터 실시된 UROP(the Undergraduate Research Opportunities Program)는 학부생에게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수와의 인터뷰와 제안서를 제출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은 다양한 공부를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 실험실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단순 반복의 연구가 아니라 스스로 연구 주제를 정해 단독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MIT는 학생의 배움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교수의 학업 지도 열의가 남다르다. 수업시간에 미처 끝내지 못한 토론거리가 있거나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있으면 밤이든 낮이든, 평일이든 주말이든 가리지 않고 시간을 내 학생지도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MIT의 교수는 자신의 연구는 언제 하느냐는 주변의 걱정을 살 정도라고 한다.

MIT는 현재 학부생의 30% 이상이 동양계 미국인이다. 동양계 학생이 많다고 해서 MIT가 ‘메이드 인 타이완’(Made In Taiwan)을 뜻한다는 농담도 있다. MIT의 한국인 동문으로는 MIT 최연소 박사이자 대한민국 최연소 여성박사인 SK텔레콤의 윤송이 상무가 있다. 지금까지 전·현직 MIT 교수와 졸업생 61명이 노벨상을 받았으며, 현재 8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MIT 학생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가르치는 수업을 받고 있다.

MIT가 높게 평가하는 학생의 자질은 성적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선천적인 호기심이다. 학교는 학생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낼 수 있는 끈기를 길러줄 뿐이다. 이것이 MIT의 성공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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