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키우려면 공부 전략부터 새로 짜라
S시 K고 1학년 K학생
“저는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뭐든지 만드는 걸 좋아하고, 음악 듣기를 좋아해요. 뚜렷한 목표도 없고, 정확히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꿈이 뭔지 정확히 알아야 공부를 할텐데, 공부도 제대로 안 하고 꿈도 뭔지 모르고 있으니 방치된 상태지. 중학생이라면 아직 시간이 좀 있겠지만, 고등학생이라면 현실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야. 좀 더 진지하게 네 꿈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겠구나.”
선생님은 K학생의 적성이 뭔지 살펴보는 질문을 시작했다. 시·소설과 같은 문학을 좋아하는지, 논설문·설명문 같은 비문학을 좋아하는지, 물화생지 중에서 어떤 과목에 흥미가 있는지, 정치를 좋아하는지, 경제를 좋아하는지…. 그렇게 K학생의 성향과 적성을 검토한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진단을 내렸다.
“이야기를 듣고 종합해보니 너는 이과계열이 맞는데, 감성도 많이 발달한 것 같구나. 친구들과 사이가 좋고, 결단력도 있어 보인다. 리더십도 잠재돼 있는데, 아마도 자신감이 떨어져서 앞에 나서는 걸 꺼려하게 됐을 거야. 좀 더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해.”
K학생은 사실 하고 싶은 게 뭔지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못할까봐 지레 겁먹고 걱정부터 해서 ‘꿈’이라고 당당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꿈이 있으면, 그걸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상담하는 게 빠르겠지. 자동차공학, 로봇공학 같은 계통이 적성에 맞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자.”
초등학교 때까지는 그럭저럭 공부를 열심히 했으나, 중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에게 점차 뒤쳐지고, 고등학교에 와서는 더이상 아무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감은 한없어 떨어지는 것. 하지만 자기 자신 외에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부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저는 막연하게 한양대 공대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성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요.”
“내신은 몇 등급이니?”
“5~6등급이에요.”
“하루에 공부를 몇시간이나 하니?”
“저녁 6~10시까지 학원에 다니고, 집에 와서 새벽 1시 정도까지 하다가 자요. 예상문제를 풀어보면 점수가 많이 나쁘지 않은데, 실제 시험을 보면 꼭 성적이 안 나와서 고민이에요.”
“음….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하고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공부하는 전략에 문제가 있는 거야. 학원에서 0부터 100까지 다 해줄 거라 생각하고 아무 준비 없이 가서 앉아 있으면 안 돼. 너가 40~50을 먼저 해놓고, 나머지를 얻어오겠다고 마음 먹고 학원에 가야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은 따로 있다. 그것을 일찍 찾은 학생은 더 적은 시간으로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과외를 하다가 불만족스러워서 그만 뒀다면, 왜 불만족스러웠는지 이유를 찾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학원으로 옮긴다고 성적이 올라가는 게 아니다. 학원에서 어떤 원하는 걸 가져올지를 고민해야 한다. K학생은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공부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되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새로운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의 계획, 일주일의 계획, 한달의 계획을 세우고 수시로 점검하고 수정하며 달려나가기에도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수학의 경우, 먼저 수능 2, 3점 짜리 문항들부터 공략하기 시작해서 4점 문항들까지 소화한 후에, 수Ⅰ부터 공부를 시작하렴. 3월에 개학하면 그때부터는 너 혼자 공부한 것을 복습하듯이 공부하면 되겠지. 그리고 수Ⅱ와 기하, 벡터, 미분, 적분, 통계를 공부해서 고2가 끝날 때쯤에 수학 공부를 마치도록 해. 그래야 고3 때 수능 모의고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심층면접 준비를 하면서 그때까지 내신 2등급 정도로 올릴 수 있다면 수시전형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거야.”
선생님은 현실적인 입시 준비에 대한 조언을 했다. 수시모집의 선발 인원이 늘어나면서, 수시를 제외한 정시만을 준비하기에는 아까운 기회가 많다. 그러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수시전형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이과계열은 수학이 기본이 되므로 수학과목부터 어느 정도 수준에 올려놓는 대비가 필요하다.
“한양대 공대에 가려면 지금 성적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야. 예전에 선생님 제자 중에 한 학생이 있었어. 중학교에서 축구부를 하다가 3학년 때 찾아와서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했지. 인수분해도 모를만큼 형편없는 실력이었어. 그렇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 독하게 공부를 해서, 고3 때는 수능 상위 1% 안에 들었어. 그리고 너가 말한 한양대 공대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지.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너도 할 수 있다는 얘기야. 단,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야 해. 성공한 위인들의 삶을 살펴보렴. 그들은 모두 남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에게는 더없이 엄격한 사람들이었어.”
좋은 전략을 짜고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더라도, 자기 의지가 없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K학생은 무엇이든 의욕이 넘치지만 실천은 뒤따르지 못하는 ‘작심삼일’형 태도가 가장 큰 단점이다. 선생님은 그런 K학생에게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라는 조언을 건넸다.
“스스로 해이해질 때마다 먼 미래의 너를 그리며 일기를 써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수로 일하고 있다면 어떤 일기를 쓸까? 지금 이러이러한 주제로 연구하고 있는데 조만간 결실을 맺어 큰 성과를 낼 것이고, 학회 발표와 논문 작성으로 분주한 가운데도 연구의 꿈을 이뤘기에 큰 즐거움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말야. 만일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면, 30년 후 네 모습은 어떨까? 어떤 일기를 쓰게 될지 한번 상상해봐. 그 내용을 글로 쓰면서 뼈저리게 느껴보란 얘기야.”
지금 자신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30년 후의 나’를 상상하며 그때의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이러한 상상의 일기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통과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스스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이 입학사정관제이기 때문이다.
상담 선생님의 조언
1. 공부 전략을 다시 세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이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공부 수단인지 점검하고, 아닌 경우 다른 대안을 찾는다.
2. 하루, 일주일, 한달 단위로 공부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틈틈이 달라지는 변수에 맞춰서 계획을 수정한다.
3. 고2 때까지 주요과목의 공부를 마치고, 고3 때에는 수능 모의고사와 심층면접 준비에 몰두하도록 미리 준비한다.
4. 나태해지고 해이해질 때마다 ‘미래의 나’가 돼 상상의 일기를 쓴다. 아니면 미래 자신의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다. 그 내용은 입학사정관에게 제시할 자료로서 모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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