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학 꿈 키우는 어린 영재
K시 O초 6학년 K학생
“넌 꿈이 뭐니?”
“유전학자가 되고 싶어요. 분자유전학에 관심이 많아요.”
“왜 유전학자가 되고 싶지?”
“과학책을 읽다가, 이 분야가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K학생. 어떤 책을 읽었냐는 질문에 뉴턴 하일라이트 시리즈, 과학공화국 생물법정, 노벨생리의학상 관련 책을 줄줄이 이야기한다.
“생물 관련 책만 읽은 건 아니니? 과학에는 더 넓은 세계가 있으니까 앞으로 더 많은 분야를 접하면서 네 꿈의 방향을 잡아가면 좋을 거야.”
K학생은 지금도 생물 외 분야의 과학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단다. 과학동아, 수학동아 같은 과학잡지도 꾸준히 읽으면서 배경지식을 넓히고 있다.
“네 꿈을 이루려면 대학에 들어갈 때 생명공학과나 생화학과를 선택해야 해. 그 학과들이 가장 우수한 대학은 최상위권 대학이야. 일반 전형으로 갈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특기자 전형에 도전하길 권한다. 나중에 연구실에 들어가거나 교수가 될 미래를 내다본다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우수한 그룹 안에서 경쟁하며 발전해가는 과정이 필요해.”
교육청 영재학급을 다니는 K학생의 목표는 우선 과학을 심층적으로 배울 수 있는 영재고나 과학고에 입학하는 일이다. 선생님은 K학생에게 영재고, 과학고 진학은 한번 도전해볼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재고, 과학고에 들어가려면 일단 중학교 때 내신 성적 관리를 잘해야 돼. 그리고 평소에 어떻게 공부하는 게 효율적인지 스스로 공부법을 찾아야 돼.”
과목마다 어떻게 공부해야 성적이 잘 나오는지, 성적이 잘 안 나오는 이유가 뭔지, 그런 이유를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똑똑한 상위권 학생들일수록 자기만의 공부법을 갖고 있다.
“그러면 저만의 특기로 무엇을 집중적으로 단련해야 할까요?”
“수학은 과학을 연구하기 위한 기초학문이고, 자연계 입시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목이야. 그러니까 다른 과목보다 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경시대회도 준비하고 다양한 학습을 해보렴. 그러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이 필요하겠지. 맹목적으로 선행학습을 하라는 게 아니라, 선행학습을 해서 수학의 바다에 빠질 수 있는 도구를 가지라는 거야. 인터넷강의로 혼자 공부해도 될 것 같구나.”
“영재고, 과학고의 입학사정관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필기시험이 없어지고 입학사정관제로 뽑으면서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지? 입학사정관제도 기본적으로 실력있는 학생을 뽑는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면 돼. 내신 성적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좋아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열정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해보렴. 나중에 그런 과정을 모아서 입학사정관에게 이야기하면 돼.”
K학생은 최근에 서울을 벗어나 전원주택으로 이사왔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건 좋지만, 학원이나 교육 여건은 안 좋아졌음을 느낀다. 답답함을 느끼는 K학생에게 선생님은 단점도 장점으로 바꿔보라는 충고를 했다.
“집 주변에서 생태연구소를 찾아봐. 그곳에서 민물고기나 물에 대해 연구하는 걸 견학해보면 어떨까. 연구에 참여해 나중에 탐구대회에서 관련 주제로 발표를 해보면 좋을 것 같구나. 그리고 봉사활동으로 생태 연구하는 일을 돕는다면, 네 꿈과도 연결되는 일이니까 더욱 의미있을 거야. 독서기록장은 꾸준히 쓰고 있지? 책을 많이 읽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많이 읽은 책을 네 것으로 정리하는 일이 중요해.”
“글로 쓰는 걸 귀찮아 해서 많이 정리하지 못했어요.”
“이과생에게도 글쓰기는 필수야. 과학자들도 실험실 안에서 연구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게 중요해졌단다. 나중에 입학사정관제에서 서류를 낼 때도 독서감상문을 제출해야 하니까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아.”
독서감상문은 책을 읽으며 배우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글이다. 서툴더라도 직접 쓰다보면 다듬어지기 마련이다.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글을 베끼는 일은 범죄행위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틀에 박힌 독서감상문 양식을 고집하기 보다는 개성 있는 양식으로 책을 읽고 난 후의 지식의 발전, 변화된 생각, 미래에 대한 꿈, 삶에 대한 반성 등을 정리한다면, 훨씬 더 훌륭한 독서감상문이 된다. 기본에 충실한 독후감 쓰기, 요약노트 만들기, 기사문·편지·연설문 형식으로 쓰기, 논문·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기 등의 방법이 있다. 책의 형식과 내용에 따라 적절한 유형의 감상문을 작성하도록 한다.
영어도 꾸준히 공부하며 CNN뉴스를 알아들을 정도의 실력이 됐다는 K학생. 원서를 읽겠다는 목표를 향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왔다고 한다. 아직 어리지만 큰 꿈을 갖고 있는 K학생은 이미 ‘영재’라는 말이 어울릴법한 길을 걷고 있다. 과학에 대한 열정과 올바른 인성을 두루 갖춘 영재로 커갈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상담 선생님의 조언
1. 다양한 과학서적을 읽고 독서기록장을 작성한다.
2. 수학은 이공계 학습에 필수적이다. 수학을 우선적으로 공부해서 실력을 키워간다. 과학에서는 생물과 화학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3. 지역의 생태연구소를 통해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 탐구활동과 봉사활동을 마련한다.
| 글 | 신혜인 ㆍ leedhshy@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