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이사 ㆍjpcho@wisementor.net |

싱가포르국립대는 기숙사 환경이 매우 우수하다.
사진은 켄트릿지 하우스 길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의 개방경제 공세로 국가 생존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던 싱가포르는 200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7%에 이르렀다. 이 같은 탄력적인 성장 요인 중 하나로 글로벌 인재의 집중 양성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심 역할을 한 주역이 바로 아시아 3대 명문대로 꼽히는 싱가포르국립대다.

싱가포르는 철저하게 우열반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상위 10%의 학생들은 ‘스페셜’, 50%는 ‘익스프레스’, 나머지 40%는 ‘노말’에서 공부한다. 성적을 바탕으로 인문계와 실업계를 나누고, 10년 의무교육 기간이 지나면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학생은 일찌감치 사회에 진출한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대학 진학율이 30% 미만에 불과하며, 우열반을 통해 걸러진 인재만이 싱가포르국립대에 모인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전신이 된 곳은 1823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직원이었던 스탠퍼드 래플스의 제안으로 설립된 의학학교였다. 그 뒤 몇 번의 개편을 거치면서 1962년에 싱가포르대가 됐고, 1980년에 난양대를 합병하면서 국립대학으로 바뀌었다. 싱가포르가 국가를 위한 인재를 양성한 것처럼 싱가포르국립대도 ‘경쟁’을 통해 대학 발전을 꾀했다.

싱가포르국립대는 2000년 호봉제였던 교수의 ‘임금’을 연봉제로 바꿨다. 연구 능력이 부족한 교수들을 퇴출시키고 연구 능력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젊은 교수를 대거 채용했다. 대학측이 놓치기 싫은 교수의 경우 연봉 100만 달러(약 10억원)를 주고서라도 데려올 정도로 우수한 교수진 확보에 힘을 쏟았다.

일단 임용되면 매주 6~7시간 강의를 보장받고 교육비와 사택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교수들은 매년 연구 성과와 강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결과는 연봉과 0~200%로 차등 지급하는 보너스 액수를 결정하는 주요 잣대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교수는 학생이 학업과 관련해 보낸 e메일에 1시간 내에 답을 줄 정도로 열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학교 자체적으로도 방학 때마다 강의실과 기숙사의 인테리어를 바꿔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양성하는 데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정부에서도 싱가포르국립대를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이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국립대로 진학할 경우 자국에서 몇 년간(대개는 약 3년) 일을 한다는 조건하에 80%에 가까운 등록금을 지원한다.

 

 

싱가포르국립대에는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총 여섯 개의 도서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