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을 지켜 최선을 다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 사회정의파 엔지니어 변호사 채방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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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장경애 기자ㆍkajang@donga.com |
“이공계 위기요? 천만에요. 21세기는 이공계 전성시대죠! 공학인이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는 곧 드러날 겁니다.” 엔지니어 예찬론을 펼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채방은 변호사다. 사실 그는 25년간 검사로 공직에 몸담았던 사회정의파 엔지니어다. 서울대 공대 출신 법조인 3호인 채방은 변호사는 과학기술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코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법조인도 전문화돼야 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사회가 분화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분쟁이 일어나면서 공학적인 지식과 사고가 필요한 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법원에서는 전문재판부를 두고 공학을 전공한 판사를 배치하고 있으며 검찰에서도 공학적 전문지식을 갖춘 검사가 우대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엔지니어가 검사로 운명 바꾼 사연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간 공과대학에서 그는 좌절했다.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전공을 법학으로 바꿀 결심을 했다. 하지만 4살부터 외아들을 홀로 키워온 어머니는 물론 주변에서도 모두 말렸다. 장래가 보장된 엔지니어를 포기하고 법대로 가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이유였다. 그는 하는 수 없이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법조인의 길을 가리라고 마음먹었다. 물론 그는 법조인이 되는 소원을 이뤘다. 고기가 물을 만난 것에 비유할까. 사법 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검사로 지낸 25년간 그는 가슴 속에 ‘보람’이란 훈장을 달고 다녔다. 특히 서울지방검찰청 특별수사3부장과 강력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종말론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던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의 정체를 밝힌 일, 공직자와 구조적인 비리를 갖고 있던 조직폭력배를 소탕한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 속이 뜨거워진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검사 시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3년간(1988~1991) 국회에서 제정되고 개정되는 모든 법률을 직접 검토하고 수정, 보완한 작업도 뿌듯한 경험으로 기억한다. 법을 조롱하며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비웃는 ‘공공의 적’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 사회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이들이 검사다. 그래서 사회가 기대하는 검사 개인의 윤리 기준은 훨씬 엄격하다. 그만큼 고독한 존재라는 말이다. 검사 시절 그가 지켜온 자신과의 약속은 양심에 비춰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으며, 사건을 처리하는데 선입견을 갖지 않고, 사건 처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지난 25년간 공직이란 살얼음판을 무사히 건너올 수 있었던 이유인 셈이다. 행운도 노력하는 만큼 따라온다!
채 변호사는 후배 엔지니어에게 “인생은 능력과 최선의 노력 그리고 운에 의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으므로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고, 다음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운은 하늘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운도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 좋아진다는 말을 덧붙인다. 더불어 “장래가 보장된 직업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사회의 발전 방향을 읽는 것”이라며, “21세기에 과학적 소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당신이 지금 엔지니어란 선택을 했다면 공학자, 변호사, 의사 같은 다양한 직업의 카드를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고 강조한다.
요즘 채 변호사의 메모 기술은 결혼식장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책에서 읽은 좋은 말, 재미있는 상황을 자신에 수첩에 기록해 뒀다 주례사로 인용하기 때문이다. “신랑, 신부의 개성이 모두 다르니 주례사도 그에 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그가 웃으며 보여주는 수첩에는 여전히 글씨가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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