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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 엄현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분야 정보기술.컴퓨터통신/소프트웨어
정보기술.컴퓨터통신/기타
날짜 2011-04-04
엄현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상상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 글 | 김다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2년 ㆍdahni@snu.ac.kr |
 
 
   
 
 
2007년 11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엄현상 교수팀은 작곡가 프로그램으로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소리를 악보로 출력해주는 이번 프로그램에 사람들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구현해 내는 엄현상 교수를 만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엄현상 교수의 주된 연구 방향은 3~4년 내에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작곡가 프로그램도 그 과정에서 개발됐다. 그가 개발을 지도한 프로그램의 작동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 내는 소리나 자연음은 마이크로 입력돼 전기 자극으로 변환된다. 컴퓨터는 이 자극을 FFT(Fast Fourier Transform) 기술을 통해 분석·변환해 주파수 차이로 음의 높낮이와 길이를 인식한 뒤 악보로 출력한다.

프로그램은 악보를 편집해 다른 악보로 전환하는 편곡 기능과 악보를 입력한 것과 다른 악기로도 연주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노래 제목이나 가수를 모르더라도 일부 멜로디만으로 곡을 검색할 수 있다.

그는 “음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음치’들과 일부 멜로디만 어렴풋이 떠올라 노래를 검색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프로그램이 유용할 것”이라며 장차 상용화를 목표로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그는 “창의성에서 출발해 상업성으로 연결되는 솔루션을 개발한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화음 입력 처리와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의 구별에 대한 기술적 한계를 계속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다
엄 교수는 대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05년 서울대에 부임했다. 그는 주로 차세대 분산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중이다. 차세대 분산 환경이란 휴대전화, PDA, TV 같은 다양한 기기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환경을 뜻한다.
“차세대 분산 환경에서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기기들을 편리하게 오가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런 기기간 컨텐츠 이동을 끊김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 분야는 상호호환 DRM (Digital Rights Management) 기술이다. DRM은 사용자들이 저작권자의 컨텐츠를 불법으로 쓰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기술이다. 현재 인터넷 음악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 MP3 파일은 그 홈페이지가 지정한 기기에서만 들을 수 있다. 그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자체의 DRM 기술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모든 기기에서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엄 교수는 연구를 함께 해온 회사와 함께 이 기술의 국내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고 조만간 해외 출원도 계획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연구 분야는 DTV(Digital TV) 보호기술 개발이다. 그는 “수 년 내에 방송환경이 디지털방송으로 대부분 바뀔 예정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을 보호하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며 “사용자들이 인터넷으로 TV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받지 못하게 하는 기술뿐 아니라 더 나아가 그 프로그램을 집이나 다른 장소에 있는 TV, 휴대전화, 자동차의 모니터 같은 여러 기기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외에도 센서 네트워크에 인공지능을 심어 센서가 물체를 인식하거나 정보를 감지했을 때 바로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기술, SRM(Secure Removable Media) 보안 기술, 화상회의를 할 때 노트북과 휴대전화 영상이나 음성을 끊김 없이 연결해 사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미래 디지털 환경에 대해 “해야 할 연구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현실에서 구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중학교 때 애플 컴퓨터를 접한 뒤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컴퓨터를 다루면서 입력한 대로 동작되는 과정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전공하면 재밌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진로를 결정했죠. 어떤 문제를 분석해 논리적으로 컴퓨터에 입력해 원하는 대로 동작시키는 과정들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차세대 컴퓨터 환경을 주도한다
 
   
 
 
엄 교수는 컴퓨터공학의 매력을 연신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공학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분야라고 강조했다.
“여러 기업과 단체에서 프로젝트를 제안함에도 불구하고 연구할 인원이 모자라 거절해야 할 만큼 컴퓨터공학에 대한 수요는 많습니다. 게다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을 생각한 대로 구현해 낸다는 점에서 컴퓨터공학은 정말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눈앞의 편안함만 추구하지 말고 자신이 재밌어하는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는 자신처럼 컴퓨터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컴퓨터를 좋아하는 것도 좋지만 학생 때는 여러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쌓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의 대세는 융합입니다. 자신의 분야만 알아서는 제대로 연구를 해나가기 힘든 환경입니다. T자형 인간이 돼 자신의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갖고 다른 분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앞으로 컴퓨터공학은 우리나라가 선두를 달려야 할 분야이고 수요가 많아 전망이 매우 밝다”며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1992년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과 2003년 미국 메릴랜드대 컴퓨터과학과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2005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2000년 국제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 수여하는 최고논문상을 수상했고 산업자원부에서 주최하는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산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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