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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말하는 원예학과
분야 생명공학기술/생명공학
생명공학기술/기타
날짜 2011-04-05
선배가 말하는 원예학과
농업은 어렵고 힘든 학문이다?
| 글 | 전진우/충남대 원예학과 석사 1년차

 
아마도 많은 고등학생들이 그렇듯 필자도 고3때 전공하고 싶은 대학의 과를 선택하지 못하고, 결국 성적에 의해 학과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원예학과로 진로를 정하기까지 무척이나 망설였다. 적성이 아닌 성적 때문에 학과를 선택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한 후에 어렵게 지원을 결정했다.

원예학과에 입학해 어느덧 4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원예학과를 졸업한 지금 생각해보면 원예학과를 선택할 때의 필자의 모습은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너무나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원예학과라 하면 무조건 꽃에 대한 것만 생각이 났고 화훼분야에 대해서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예학을 공부하면서 과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변화됐다.
원예학과에서는 채소원예, 환경원예, 과수원예, 화훼원예, 원예육종 등 여러 분야가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원예학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몇가지 분야를 소개한다면 고추, 배추, 무, 토마토, 딸기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채소원예와 사과, 배, 포도 등의 과수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과수원예, 꽃, 화초 등에 관계된 농업적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화훼원예, 원예작물의 육종 기반을 제공하고 고품질의 원예작물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원예육종 등이 있다.

배추 게놈프로젝트 일익 담당
이같이 다양한 원예학의 여러가지 분야를 배우면서 차츰 농업생명공학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됐다. 이론뿐만이 아닌 온실이나 농장에서 직접 식물을 재배하면서 생명체를 다루는 작업을 직접 체험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식물체를 키우고 책임지는 일이 결코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어떤 때는 거의 하루종일 온실이나 농장에서 일해야 하는 때도 있다. 무척 힘들지만 필자가 가꾼 식물들이 잘 자라 중요한 실험재료로 이용됐을 때 무척이나 보람되고 기쁘다. 학부 4년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해 식물분자유전학실험실에서 배추의 게놈프로젝트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여러 선배들과 함께 분자생물학적 기술을 배우며, 농업생명공학분야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생명공학은 주로 생물학과나 유전공학과에서만 하는 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배추는 원예작물이기 때문에 이를 배우고 응용할 수 있는 원예학과에서 하는 것이다.

이처럼 원예라는 분야는 식물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뿐 아니라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응용해 실제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연구를 하는 학문이다. 그저 식물 재배만을 다루는 학문이라 생각하기 쉬운 분야이지만 실제로는 식물이라는 생명을 다루는 고귀한 학문이다. 필자와 같이 졸업한 동기들은 모두 합쳐서 38명인데, 이 중 24명이 전공을 살려 대학원에 진학했거나 취업했다. 경제불황에 비해 취업 상황이 나쁘지 않다.

마지막으로 원예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원예학과는 육체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농업이라는 생각으로 기피하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원예학의 실제 모습은 앞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갈 첨단생명공학의 핵심학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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