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말하는 건축학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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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현석/고려대 건축공학과 졸, 동 대학원 2002년도 입학예정자ㆍtakeover@hanmail.net |
보통 건축과(건축공학과 포함)라고하면 아름다운 건물이나 조경을 디자인하는, 즉 공대 중에서 예술을 주로 하는 학과로 생각하고 진학을 희망한다. 더구나 TV의 ‘러브하우스’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건축과에 대한 그런 인상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 보통 건축과에 입학한 후 첫숙제로 수천개의 선을 긋느라고 일주일을 밤새보고, 건물모형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명이 1학기를 밤새보면 그 환상은 깨진다. 그리고 구조역학처럼 어려운 공부를 하다보면 건축과에 대한 회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좀더 전공에 깊이 들어가면 이런 공부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건축과는 단지 아름다운 건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건축과 도시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의 모든 것을 공부하는 곳이다. 즉 건축과 관련된 환경, 경제, 경영을 비롯한 건축물을 세우기위한 구조연구, 건축사연구, 건축적 미를 연구하는 의장, 시공에 필요한 재료의 연구, 모든 건물의 설계, 재건축, 건축물이 조합된 도시의 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공부한다. 졸업후 진로도 건축과 인간을 연결하는 수많은 분야 중 하나를 택한다. 처음 건물을 설계할 때 학생들은 다양한 모양의 건물들을 그려온다. 이때 교수님께서는 물어보신다. “지금 이 모양이 나온 이유를 이야기해보세요.” 대부분의 학생이 그 이유를 말하지 못한다. 건축은 단지 아름다운 그림이 아니라, 건물이 설계됐을 때 이 건물을 이용하는 모든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며,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경제·경영활동이며, 건물이 존재하는 한 인간사회의 영향을 끼치는 정치·사회적 성과물이다. 대형 빌딩을 지지하는 것은 빌딩을 절벽에 옆으로 세우는 것과도 같다, 즉 엄청난 수학·과학의 산물인 것이다. 인간과 사회의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인 건축은 분명 매력적인 분야다. 물론 이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버려야 할 것이다. 건축학에 진학하면 많은 밤을 학교에서 보낼 것이다. 그만큼 많은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