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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극복하는 대체에너지 전문가 되려면
분야 환경기술.에너지/대체에너지 날짜 2011-04-05
에너지 위기 극복하는 대체에너지 전문가 되려면
| 글 | 김홍재 기자ㆍecos@donga.com |

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자를 꿈꾸는 사람이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 알고 싶은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정보를 실제 구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자들을 통해 과학자가 되는 길을 직접 들어보자.


2003년 연초부터 에너지 문제의 중요성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공공요금을 비롯해 생필품 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석유가 인상으로 인한 에너지 문제의 부각은 자동차를 움직이고, 산업현장에서 기계를 움직이며, 어둠을 밝히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에너지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보여준다. 우리 생활주변에 너무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는 문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존재다.

200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전체 사용하는 에너지의 97.3%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땅 속에서 채취하는 화석에너지로 매장된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연한이 제한돼 있다. 전문가의 예측에 따르면 석유가 20년, 가스가 40년 정도 앞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화석에너지는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을 배출해 인류의 생활환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인류가 현재 문명과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일이 21세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불리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찾는 연구를 담당하는 전문가인 과학자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체에너지를 찾는 첨단 연구분야에서 활약할 에너지전문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의 중추를 담당하는 연구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신재생에너지연구부 강용혁 박사로부터 도움말을 들었다. 현재 고온태양열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강 박사는 20여년 동안 대체에너지 개발에 혼신을 다해온 베테랑 과학자다.

태양열에서 연료전지까지
대체에너지를 연구하는 전문 과학자가 되기를 원하는 학생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체에너지 분야를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강용혁 박사는 “대체에너지는 나마마다 정의가 다르게 돼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력발전의 경우 대체에너지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강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대체에너지 개념은 석유, 석탄을 대체하는 에너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석유,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가 아닌 에너지로 정의하면서 정확히 11개 분야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는 셈이다.

11개의 대체에너지에는 태양열, 태양광발전, 풍력, 소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 등 널리 알려진 8개의 재생에너지와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석탄액화·가스화 등 최근에 연구가 시작된 3개의 신재생에너지가 포함된다.

태양열, 태양광과 풍력은 대체에너지 중 비교적 오래 전부터 주목받던 기술이다. 이들은 연료와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꾸준히 연구가 진행돼 현재는 발전시설로 직접 사용되고 있는 수준이다.

태양에너지를 직접 전력으로 변환하는 태양전지는 반도체의 광기전력 효과를 이용한다. 빛에너지가 반도체 내부에 전하를 발생시켜 전류를 생산하는 원리다. 현재 태양전지는 설치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보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풍력발전은 바람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강원도와 새만금 등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풍력발전을 이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경제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다가 지역주민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곳에서는 해양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조력발전이 가능하다.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고 밀물 때 방조제에 물을 가둔 후 썰물 때 낮아진 수위로 내보내면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몇몇 지역이 유력한 후보다.

최근 작은 규모의 수력발전소인 소수력발전 기술도 선보였다. 일발전인 수력발전이 댐처럼 물이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낙차를 이용하는데 비해 소수력발전은 물이 흐르는 힘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톱밥이나 나뭇가지, 쓰레기를 이용한 바이오매스도 주목받는 대체에너지 기술이다. 음식물쓰레기나 축산 분뇨에서 메탄가스를 만들고, 볏짚이나 풀에서 에탄올을 대량 생산하며, 해바라기와 같은 유채식물에서 디젤유를 만드는 기술 등이 등장한 상황이다. 생산된 메탄가스, 에탄올, 디젤유는 기존의 화석연료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산업폐기물에서 에너지를 뽑는 폐기물에너지 기술도 활발히 연구중인데, 쓰레기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함께 지닌다.

한편 수소는 공기나 산소와 접촉하면 쉽게 불이 붙는다. 수소와 공기의 혼합기체는 조건에 따라 폭발적인 연소반응을 보이는데, 적절한 조건에서 통제하면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더욱이 수소는 연료로 사용했을 때 극소량의 질소산화물만을 발생할 뿐 다른 오염물질이 전혀 생기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해 수소와 산소를 화학반응시키면 물이 만들어지면서, 열과 함께 전기가 발생한다. 즉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갖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무공해 발전장치다. 현재 연료전지 자동차 등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를 삶의 일부로 느껴야
대체에너지 분야를 이해하고 전문가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은 대학에 진학할 때 난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대학 학과 중 에너지란 말이 들어가거나 이와 관련된다고 연상되는 이름을 가진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점은 역으로 이 분야를 전공할 때 어떤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기도 한다.

강용혁 박사는 “대체에너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학과로 진학해도 상관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물론 전문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공계를 가야하겠지만 인문·사회계열 학과로 진학해도 대체에너지 전문가가 될 길이 있다고 한다. 에너지 문제를 큰 차원에서 보면 정책이나 사회적인 측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일을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 박사는 이공계를 진학해 에너지를 연구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외 정책·사회적인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분야의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로 자기 분야에만 매몰돼 있기보다는 사회 전체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강 박사가 이끌고 있는 연구팀을 보면 대체에너지 연구가 어느 한분야의 전공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매우 특정한 전문분야의 연구팀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강 박사는 건축, 화공, 재료, 전기, 전자 전공의 연구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강 박사는 계속 한 분야만 연구하기보다 외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 동료 중에는 1980년대 에너지 분야에서 석사과정를 밟다가 제어계측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가 있다. 당시 시대적으로 제어계측분야가 주목받으면서 전공을 바꾼 것인데, 한동안 그 분야 연구를 하다가 결국 다시 에너지 분야로 되돌아 왔다고 한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그 과학자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오히려 에너지 분야를 계속 연구한 연구자보다 더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체에너지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은 어느 분야의 학과를 전공해도 상관이 없다는 결론에 맥이 풀릴 수도 있다. 어떤 학과든지 이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얘기는 반대로 어떤 학과에 진학하더라도 대체에너지 전문가의 길이 약속되지는 않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한 후 특별한 준비를 계속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대학생활을 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강 박사는 “에너지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환경 보존에 대한 인식을 함께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류의 에너지원이었던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매장량 부족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대기오염과 같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 측면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강 박사는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한 인지도가 지금까지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대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을 아는 중·고생이라면 일단 자격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에너지 문제를 삶의 일부로 느끼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연결되는지만 모르는 것일 뿐 바탕은 완전히 갖춘 셈이란다. 그러면서 강 박사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소화하고 학문에 대한 순수한 마음가짐을 키워 나가길 바란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엄청난 부가가치 만들 수도
대체에너지 전문가의 길을 걸으려면 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원에서 관련 석·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공부를 더 깊이 하면서 대체에너지 중 구체적인 자신의 분야를 정할 수 있다.

신문을 받아든 사람들은 다양한 행동을 보인다. 먼저 스포츠면을 펼치는 사람도 있고, 경제면이나 정치면부터 읽는 사람도 있다. 개인의 관심사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대체에너지를 똑같이 연구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개인의 관심사는 다를 것이다.

강용혁 박사는 “제대로된 대체에너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은 상관없다고 해도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면서 관리자만 알아야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경영에서 이 분야의 정책, 세계적인 동향, 신기술을 꿰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 전공만 관심을 갖는 친구와는 격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강 박사는 자신이 연구를 시작한 1980년대 초만 해도 논문을 쓸 때 외국자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풍부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의 길을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대체에너지 분야의 매력에 대해 강 박사는 “국내나 세계적으로 아직 전문가 그룹이 적다”면서, “개척자나 선구자로써의 느낌을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남들이 안하지만 중요한 분야라는 느낌이 자주 들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자연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에 동화되는 느낌도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 분야는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학문분야인데다가, 인류 전체의 삶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석유를 많이 사용하는데 중동지역에서 수입하는 양이 77% 정도로 상당히 많다. 최근 이라크전 반발 위험성이 커지면서 유가의 영향을 크고 받는 까닭이다. 또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코앞에 닥쳐있다.

산업화 이후 늘어난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강하게 일으켜 지구의 평균기온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 현상이 바로 환경분야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다. 근래에 자주 발생하는 기상이변이나, 빙하가 녹아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 육지가 메마르는 사막화 현상 등이 모두 지구온난화로 인한 결과들이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산화탄소를 주목하고 있으며,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강제적으로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가 적극 육성하는 분야
대체에너지 전문가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같은 전문연구기관이나 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강용혁 박사는 요즘 취업난 때문에 직장을 구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있다면서 이공계 졸업자 중에는 취업을 위해 자신의 전공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너지 연구분야는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관심을 놓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뜻을 이룰 경우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79년 중동전을 계기로 태양열이 처음 도입됐다. 1980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이 분야 연구를 시작했고, 1987년 정부는 ‘대체에너지기술 개발 촉진법’을 개정했다. 1990년대 말 IMF 사태가 벌어진 후 연구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지만, 2002년 3월 정부는 ‘대체에너지개발 및 이용·보급촉진법’을 개정하면서 적극 육성에 나섰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공공건물에서는 대체에너지 사용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대체에너지로 생산되는 전기를 반드시 구입해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2006년에는 3%, 2011년에는 5%를 대체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로 활발히 연구되는 중이다. 이 분야 전문가의 미래가 밝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현재 대체에너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덴마크는 1999년 현재 9.3%를 미국은 4.3%를 대체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밑바탕에는 환경세(Green Tax) 등을 통해 지원하는 규모가 크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비싸더라도 대체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대체에너지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이 점점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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