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말하는 컴퓨터공학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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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희헌/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박사과정ㆍhhkim@kebi.com |
오늘도 사람들은 아마도 집이나 학교, 또는 PC방에서 컴퓨터를 사용했을 것이다. 20여년 전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컴퓨터는 귀한 가전기기 중 하나였다. 당시 학생들에게 유행했던 컴퓨터는 8비트 컴퓨터였다. 컴퓨터가 주로 학생들의 게임용으로만 사용됐던 시절이다. 게임을 하기 위해 카세트테이프에 저장된 게임을 수십분 기다리며 로딩하던 일이 생각난다. 이렇게 필자는 컴퓨터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베이직이라는 언어로 처음 짧은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컴퓨터공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럼 게임을 만들 수 있겠네?” “내가 컴퓨터를 사려고 하는데 좀 알아봐줘?” “우리 컴퓨터 윈도가 이상해, 파란화면이 나오는데 어떻게 하지?” 필자가 마치 컴퓨터에 관한 한 만능박사가 된 줄 안다. 사실 대학에서 배우는 컴퓨터공학은 학원에서 배우는 컴퓨터관련 과목과는 다르다. 대다수 학원에서는 컴퓨터공학의 산물들을 사용하는 방법에 관해서 알려준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우는 컴퓨터공학이란 이런 산물들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 배운다. 외국어보다 쉬운 컴퓨터 언어들
컴퓨터공학이 어렵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C, C++, 자바, 베이직 등과 같은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사실 영어나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쉽다. 이 언어들을 익혀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이나, mp3 파일을 들을 수 있는 플레이어를 만들 수 있다. 전기인두와 여러가지 회로 부품을 사용해 미니 DDR도 만들 수 있다.다른 얘기지만 컴퓨터를 상대로 바둑을 두거나 게임을 하면서 어떤 때는 컴퓨터가 참 바보 같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결코 바보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서가 아니다. 컴퓨터공학은 밤중에 어두운 곳에서 혼자서만 모니터를 보며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팀을 이뤄 함께 밤을 새며 프로젝트를 하고, 학교 축제에 선보이기 위한 멋진 작품을 연구한다. 때문에 친구 간의 정이 더욱 돈독해지고 이성과도 더욱 친밀히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문이다.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계들이 쏟아져 나와 어제의 신형 전자제품이 어느새 구형으로 바뀌어버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다. 전자신문을 본적이 있는가. 영어약자로 된 이해 못할 단어들로 가득하다. 요즘 ‘IMT2000’에 대한 광고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